
우리는 종종 자신의 감정을 판단하고, 설득하려 듭니다. “이 정도는 참아야지”, “내가 예민한 거 아닐까?”라고 자꾸 자기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가죠. 하지만 진짜 회복은 감정을 고치거나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 글에서는 감정을 설득하지 않고 허용하는 연습, 그리고 나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자유롭게 느끼는 방법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감정에도 ‘틀린 답’은 없다 (감정허용)
감정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엄마들이 분노, 짜증, 슬픔 같은 감정을 느끼면 죄책감부터 듭니다. "내가 이런 감정을 느껴도 될까?" "아이에게 미안해..." 이렇게 감정을 억누르는 것은, 결국 자기 감정을 판단하는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감정은 단순한 반응일 뿐입니다. 화가 난다면 ‘화가 났구나’, 서운하다면 ‘서운하구나’ 하고 느끼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 감정을 분석하거나, 설득하거나, 바꾸려 하지 말고, 그냥 허용해보세요. 감정허용은 자기 감정과 친해지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감정을 허용하면 억눌림 대신 흐름이 생깁니다. ‘참아야지’라는 생각 대신 ‘이런 감정도 나한테 있을 수 있지’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그 순간부터 마음은 비로소 숨을 쉴 수 있게 됩니다.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나를 이해하는 일 (자기이해)
우리는 타인의 감정에는 민감하지만, 정작 내 감정은 무시하고 삽니다. 특히 엄마라는 역할에 몰입하다 보면 "나는 괜찮아", "지금은 애 먼저"라는 식으로 감정을 뒤로 밀어놓게 됩니다. 하지만 감정을 무시하면, 결국 ‘나’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감정은 내면의 메시지입니다. 예를 들어 분노는 내 경계가 침해되었을 때, 불안은 안전이 필요할 때, 외로움은 연결을 갈망할 때 생기는 감정입니다. 이렇게 감정 뒤에 숨어 있는 ‘필요’를 들여다보면, 우리는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기이해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지금 나는 외롭다”, “나는 인정받고 싶다”, “나는 쉬고 싶다” 이렇게 말하는 연습이 내면의 단단함을 키워줍니다. 나를 이해할 수 있어야, 타인을 이해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감정을 자유롭게 느낄 권리 (감정자유)
감정의 자유란, 어떤 감정이든 느낄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것입니다. 엄마는 언제나 희생적이고 밝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감정의 자유를 억압합니다. 그 결과 많은 엄마들이 감정적 탈진과 무기력에 빠지게 됩니다.
감정의 자유를 회복하려면 먼저 감정에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혼자만의 시간, 감정 일기,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대화 상대… 이러한 장치들이 있어야 감정은 억눌림이 아닌 흐름으로 바뀝니다.
또한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억눌린 감정은 몸으로 표현되고, 관계 속에서 왜곡됩니다. 자유롭게 느끼고, 표현하는 사람은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도, 배우자에게도,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도 진짜 감정을 솔직하게 나눌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경험하게 됩니다.
감정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의미 있는 것입니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인정하고 허용할 때, 우리는 비로소 나답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감정자유’는 스스로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내 감정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그래, 너도 있어도 돼.”
